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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등장에 '쓸모없어지는 인간' 운명은…『사피엔스』가 답한다

시간:2024-03-29 04:13:52 출처:网络整理编辑:백과

핵심 힌트

━▶세줄 요약 -수십만년전 다양한 호모 속의 하나였던 사피엔스 종은 힘, 통합,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인지혁명, 농업혁명을 거쳐 과학혁명의 시대를 열었다. -농업혁명,

AI 등장에 '쓸모없어지는 인간' 운명은…『사피엔스』가 답한다


▶세줄 요약
-수십만년전 다양한 호모 속의 하나였던 사피엔스 종은 힘, 통합, 행복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인지혁명, 농업혁명을 거쳐 과학혁명의 시대를 열었다.
-농업혁명, 과학혁명에 가려 크게 주목하지 못하지만 뒷담화와 거짓말을 통해 수백명이 모여 매머드를 사냥하게 해 준 인지혁명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과학혁명으로 인간은 생명 연장이나 불멸 등 어느 때보다 큰 가능성을 품게 됐지만,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쓸모없어지는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발 하라리 교수가 펴낸 『사피엔스』. ‘자본주의는 어떻게 전 세계로 퍼져나갔는가’ 에 대한 대답을 찾고자 했다. / 사진 : 김영사 제공

▶핵심 내용

남태평양의 작은 섬인 얍(Yap) 군에서는 20세기 초까지 커다란 바위를 화폐로 삼았다. 400마일이나 떨어진 섬에서 나는 석회석을 바퀴 모양으로 다듬어 카누에 싣고 가져왔는데 큰 것은 지름 3.6m에 무게가 12t에 달했다. 워낙 크고 무거우니 돌 화폐는 집에 놔두고 거래에 쓴다. 돌에는 아무 표시도 없다. 거래해서 주인이 바뀌어도 그 자리에 두고, 누가 주인이라는 표시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도 그 돌의 소유자가 부자라는 점에는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화폐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저서 『화폐경제학(money mischief)』에서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사례 두 가지를 소개한다. 어느 주민이 커다란 돌 돈을 캐오다가 폭풍우를 만났다. 어쩔 수 없이 마을 앞바다에 던졌다. 함께 운반하던 부족 사람들은 그 돌이 얼마나 크고 잘 다듬어졌는지 증언했다. 그 돌을 바다에 빠뜨린 것도 주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인정했다. 주민들은 그 돈의 가치를 주인의 집 뜰에 있는 것과 같이 취급했고 이후 앞바다 속 돌 돈은 대대로 물건을 사고파는 역할을 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얍 섬을 식민 통치하던 독일 제국은 도로와 항구를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무도 고된 노동을 하려 들지 않았다. 독일 정부는 벌금형을 내렸다. 주민들의 집 앞뜰에 놓인 돌 돈에 검은 십자 표시를 하고 독일 정부 소유라고 공표한 것이다. 졸지에 빈털터리가 된 주민들은 열심히 보수작업에 나섰다. 공사가 끝나자 독일 정부는 돌 돈에서 표시를 지워줬다. 다시 부유해진 주민들은 행복한 표정으로 일상생활에 복귀했다. 프리드먼은 "현대인들은 얍 섬의 주민들을 비웃지만, 화폐경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돌 화폐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대공황이 발생하자 1932년 프랑스는 미국 달러를 팔고 금을 샀다. 뉴욕 연준(Fed) 지하의 금고에서 미국 섹터에 있던 금 몇t을 몇m 떨어진 프랑스 섹터로 옮겼다. 그 결과 세계 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가 폭락하고 미국의 금융 공황은 심화했다.

프리드먼은 현대의 신용화폐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이런 사례를 들었다. 하지만 하라리는 이같은 '상상력'이야말로 사피엔스라는 종이 번성하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15만년 전 아프리카에 나타난 사피엔스는 불과 7만년 만에 전 세계로 퍼졌다. 10만년 전까지 존재하던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해 최소한 여섯 종의 인간 가운데 사피엔스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능력', 즉 인지 능력에서 비롯됐다.
영국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침팬지 집단의 경우 50마리를 넘기 어렵지만 사피엔스는 150명까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동물의 의사소통은 구체적인 사실만을 전달하는데 비해 놀라울 정도로 유연한 사피엔스의 언어는 사실이 아닌 '뒷담화'까지 전달할 수 있다. 거짓말과 뒷담화는 악의적인 능력이지만 많은 수가 모여 힘을 합치려면 꼭 필요한 부분이다. 네안데르탈인이 "조심해 사자가 나타났다"고 말할 수 있다면, 사피엔스는 "사자는 우리 부족의 수호령이다"고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관념까지 말할 수 있다.
사피엔스는 이를 통해 들소와 매머드를 사냥하면서 성장했다. 나아가 부족 신화, 원시 신앙 등 추상적인 것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면서 수백, 수천명의 낯선 사람들과 공감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7만년 전의 일이다. 히바리는 농업혁명이나 산업혁명에 비해 저평가되지만 이런 인지혁명이야말로 사피엔스가 도약하게 된 진정한 바탕이라고 주장한다.

신간 '멈출 수 없는 우리' 1권을 펴낸 유발 하라리. [사진 김영사]

1만2000년 전 시작한 농업혁명은 동물을 사냥하고 식물을 채집해 살아가는 인간의 생활 양식을 완전히 바꿨다. 식량 생산이 급증하고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히바리가 보기에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였다. 더 나은 식사와 더 많은 여유시간을 가져오기는커녕 인구 폭발과 방자한 엘리트, 서열화와 착취, 가부장제의 길을 열었기 때문이다. 농부는 수렵채집인보다 더 열심히 일했지만 더 열악한 식사를 했다.

농업혁명 이래 점점 커지고 복잡해진 인간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인간의 상상력은 고도로 정교해진 신화를 만들어냈다. 기원전 1000년 동안 거대 인류를 지배할 보편적 질서가 될 세 가지 신화인 화폐, 제국, 종교가 기반을 다졌다. 인류의 상상력은 화폐와 재산이란 것을 통해 ‘가격’과 ‘가치’라는 것을 만들어냈고, 기독교와 불교 같은 세계종교를 통해 문화적인 통합을 이뤘다. 이런 경제와 문화의 전파로 고대 로마와 같은 거대한 공동체, 이른바 제국이 생겼다.

500년 전 시작된 과학혁명은 ‘무지의 발견’에서 시작됐다. 성경이나 쿠란에 답이 있다고 믿었던 고대인들과는 달리 많은 근대인은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새로운 관찰과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런 과학의 발전은 산업혁명으로 이어졌고, 인류의 새로운 종교인 '자본주의'가 태동했다. 과학, 제국주의, 자본주의는 서로를 떠받치며 끝없이 팽창했다. 불과 200년만에 인류는 과거 250만년간 이뤄진 진보를 합친 것 이상으로 성장했다. 원자폭탄과 생명공학이라는 신의 영역에까지 접근했다.
하지만 지구의 크기는 제한되어 있고, 자원도 제한되어 있으니 경제 성장 또한 무제한 지속할 수는 없다. 지난 200년간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과학 기술의 발달 역시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힌다. 게다가 '불평등'이라는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구에 생명이 출현한 이래 40억년 동안 이어져 온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의 법칙은 유전공학을 통한 지적 설계(intellectual design)로 대체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의 결합, 유전자 조작 등을 통해 수십년 후에는 생물학적인 계급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고급 정보를 독점한 소수가 지적 설계로 더 건강하고 더 영리하며 더 창의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유례없는 불평등의 시대에 컴퓨터와 인공지능(AI)이 인간의 많은 영역을 차지하게 되면 대다수의 '쓸모없어지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라리는 이런 비극을 피하려면 ‘자신을 알아야 한다’는 답을 내놓는다. 인간은 힘을 얻는 데는 극도로 우수하지만, 그 힘을 행복으로 바꾸는 능력은 훨씬 못하다. 그래서 우리가 누구이며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라리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정한 질문은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가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일 것이다."라는 문장으로 책을 마무리한다.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에 따르면 인간 또한 일종의 알고리즘이다. 2016년 방한한 하라리 교수 강연.

▶TMI

이 책은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에서 한 강의를 토대로 2011년 내놓았다. 학계에서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대중을 위한 교양서라는 점을 고려하면 검증된 연구 결과를 모아 큰 그림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영문판은 2014년, 한글판은 2015년 나왔다.

하라리는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책 『총,균,쇠』에서 가장 큰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다이아몬드는 『사피엔스』에 대해 "역사와 현대 세계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 이 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추천사를 남겼다.

농업혁명 이후 인간의 삶이 오히려 나빠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론이 많다. 수렵채집인의 수명은 70년 정도였으나 평균수명은 30년 전후였다. 살아남으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지 몰라도 유아사망률이 너무 높았다는 것이다. 농업혁명으로 인구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불평등이 심해지고 전쟁이나 기아가 자주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늘어난 농업 생산력 덕에 장인과 학자 등 전문직 인구를 부양할 수 있게 되면서 과학혁명으로 나아갈 동력을 얻었다는 것이다. 약육강식, 적자생존, 각자도생의 수렵채집 시기로 돌아가자고 주장하는 것은 현대사회의 사회복지 혜택을 받는 수많은 사람의 생존을 포기하자는 주장이나 다름없다.

“나는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 상상 속의 질서와 지배적 구조를 창조해내는 인류의 독특한 능력을 재검토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2년 나온 『사피엔스』 10주년 특별판의 서문이다. 하지만 이는 인공지능(AI) 글쓰기 프로그램인 'GPT-3'가 하라리의 책과 논문, 인터뷰 등을 참고해 대신 쓴 것이다. 하라리는 "글을 읽는 동안 충격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0년 『사피엔스』를 쓰던 당시에는 AI에 관심조차 없었는데 10년만에 전 세계를 휩쓴 AI 혁명은 우리가 알던 방식의 인류 역사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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